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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s

창의특강1 - 중국에서 창작 뮤지컬의 방향성과 성공 전략

 

일시: 2018년 9월 28일 14:50~15:50
장소: 콘텐츠 코리아랩 광화문 16층 컨퍼런스룸
강사: 왕해소(남경해소문화전파유한공사 대표)

 

특강의 두 번째 강연자 왕해소 대표는 중국에서 <빨래>와 <쓰릴 미>를 프로듀싱한 중국 뮤지컬 시장 전문가이다. 한국의 공연계에서 10년 동안 일한 경험을 살려 2015년부터 중국에서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중국 뮤지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한국 창작진과 중국 창작진이 협업할 기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에서 이뤄질 양국의 창작 협력 작업에 기대를 드러냈다.

 

중국 뮤지컬 산업의 거점 도시, 상하이
중화권 시장은 중국 대륙을 넘어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그리고 싱가포르까지 포함하고 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그러나 뮤지컬의 경우 핵심 도시를 셋으로 추릴 수 있다. 남쪽의 광저우, 북쪽의 베이징, 그리고 동쪽의 상하이이다. 중국에서 뮤지컬 투어를 할 때는 이 세 거점 도시를 위주로 하고, 그 외에는 지방 문화회관 투어처럼 각 지역의 수도라고 불릴 만한 도시에서 투어공연을 한다. 거점 도시 중 베이징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정치·문화 중심지였던 만큼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뮤지컬은 자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산업인 관계로 경제가 발전한 상하이가 중국 뮤지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가 되었다. 베이징에 있던 뮤지컬 창작진이 상하이로 많이 넘어왔고, 뮤지컬 관련 각종 세미나와 워크숍들도 상하이에서 가장 활발히 열리고 있다.

 

 

중국 뮤지컬의 변곡점
이어 왕해소 대표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보면 터닝 포인트가 많이 있었다. 중국 뮤지컬 시장에도 터닝포인트가 있다”라면서 중국 뮤지컬 시장의 변곡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첫 지점은 2002년 상하이 대극원에서 공연된 <레 미제라블>이었다. 중국에서 공연된 첫 뮤지컬로 이때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존재가 알려져 ‘아이인커(愛人客)’로 불리는 중국의 뮤지컬 팬들이 형성되었다. 그 이후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작품들이 투어를 하긴 했지만, 모두 중국어 공연이 아니었다. 두 번째 변곡점인 2012년에 와서야 <맘마미아!>가 첫 중국어 라이선스 뮤지컬로 공연되었다. 이때 비로소 중국 관객들은 뮤지컬을 중국어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그 이후 <캣츠>를 비롯한 유명 작품들이 라이선스화 되었다. 2016년의 <쓰릴 미>는 중국 관객들이 갖고 있었던 ‘뮤지컬은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는 선입견을 깨 준 계기였다. 스토리와 배우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쓰릴 미>를 통해 중국에서도 ‘회전문 관객’이 생겨났다.

 

왕해소 대표는 “올해 초에 특이한 터닝 포인트 하나가 더 생겼다”며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뮤지컬 종사자들도 잘 모르는 작품이지만 DVD로 작품을 먼저 접한 중국의 청년들이 작품 속 모차르트의 이미지, 그리고 락 장르의 조합을 굉장히 좋아했다. 이 작품이 중국의 또 다른 뮤지컬 관객을 개발하는 역할을 했다”. 관객들이 공연장에 인물들의 코스튬플레이를 하고 와 함께 사진을 찍는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것을 보면, 한국과 중국의 관객층은 20-30대 여성이 주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 역시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 진출의 가장 큰 과제, 현지화와 콘텐츠 심의
“한국의 뮤지컬 역사에 비추어 보면 중국 역시 중국어로 된 공연을 해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왕해소 대표는 외국 공연 수입 과정에서 현지화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우선 공연 명을 번역하는 것부터가 어렵다. <라이온 킹>, <킹키부츠>, <지킬 앤 하이드> 같이 그대로 영어의 음을 빌려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연명도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상 의미 중심으로 바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과 해당 공연들이 중국에서는 각각 <사자왕>, <부츠 황후>, <변신괴의(변신하는 이상한 의사)>가 되었다.

 

또 한국에서는 자국어 공연에 자막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국은 중국어로 공연하더라도 자막이 있다. 왕해소 대표는 이를 두고 “사람들이 들었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가사를 만들려다 보니 가사가 너무 어려워져 자막을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미 전달이 우선이고 미적인 부분은 차선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쓰릴 미>를 공연 했을 때 최대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가사를 썼다. 어떤 관객들은 좋다는 반응이었지만 어떤 관객들은 ‘이걸 노래라고 할 수 있나?’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앞으로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사를 찾게 된다면 관객들이 지금보다 자막에 덜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지화와 더불어 콘텐츠 심의의 문제도 있다. 중국에서는 공연을 올리기 전에 먼저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공연을 올릴 수 없다. <빨래>의 경우 중국을 배경으로 고쳤다면 심의를 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불법 노동자가 즉각적인 체포 대상인 중국에선 ‘왜 불법 노동자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심의 조건이 아주 모호해서, 심의 문제로 언제나 수입 뮤지컬의 창작진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눈 뒤 창작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 창작 뮤지컬의 현황과 미래
왕해소 대표는 ‘중국에선 어떤 뮤지컬이 잘 될 것 같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 질문에 어떤 프로듀서들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화려한 공연’이라는 사람도 있고, ‘가족 뮤지컬’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그가 생각하기에 그 대답들은 모두 맞다. 다만 화려한 공연은 화려하기만 한 공연이어서는 안 되고 스토리도 좋아야 할 것이며, 그 이외에 남자 주인공 위주의 극이나, <쓰릴 미>나 <모차르트!> 같은 공연도 분명히 시장이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중국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취향이 무궁무진한, 가능성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는 현재 공연들의 제작 수준이 높지 않아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는 중국 뮤지컬 시장의 과제로 ‘라이선스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 간의 큰 수준 차를 좁혀나가는 것’을 꼽았다. 덧붙여 자신이 현재 하는 작품들도 “중국 관객이나 중국 뮤지컬 관계자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하는 작품들에 ‘독창성’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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