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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s

창의특강1 - 일본 시장에서 창작 뮤지컬의 방향성과 성공 전략

 

일시: 2018년 9월 28일 16:00~17:00
장소: 콘텐츠 코리아랩 광화문 16층 컨퍼런스룸
강사: 오덕주(아뮤즈 코리아 부사장)

 

왕해소 대표의 특강이 끝난 직후 일본 뮤지컬 시장 전문가인 오덕주 부사장의 특강이 이어졌다. ‘일본 시장 전문가’라는 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일본 시장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니지만 슬프게도 여러분에게 자랑할 만한 성공 사례가 없다”며 쾌활하게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오히려 성공의 비결을 모른다. 훌륭한 야구 선수에게 ‘어떻게 홈런을 칠 수 있느냐’고 물어봐도 ‘그냥’이라고 밖에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실패한 사람이 교훈을 얻게 되고 평론가적으로 현상을 분석하게 된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동쪽의 끝 낯선 사람들의 나라, 일본
일본에 진출하려면 일본이 어떤 곳인지, 일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야 한다. 오덕주 부사장은 “실크로드가 있던 시절, 실크로드의 끝인 일본을 ‘지팡구’라고 했다. 그것이 어원이 되어 지금의 Japan이 되었다. 지팡구는 황금의 나라라는 뜻이지만, 일본에는 금이 없다. 이때의 황금은 태양이다. 그러나 태양이 일본에서 뜨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동쪽에서 뜰 뿐”이라며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관념 속에선 일본이 ‘동쪽의 끝’이었음을 언급했다. 게다가 일본까지 오면 그 주변은 전부 바다이다. 그런 관계로 일본에는 마지막까지 떠돌다 흘러들어온 외지인들이 많았을 것이다. 서로 낯선 사람들이니 자연스레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그 거리감은 오히려 ‘친절함’을 만들어낸다. 일본 사람들이 규칙을 잘 만들어내고 지키는 것 역시 거리감에서 나온 경향이다. 또한 일본인이 가진 그 거리감은 직설적인 화법 대신 조심스럽게 말하기, 즉 비유적인 화법을 발달시켰다. 이와 관련해 오덕주 부사장은 “일본인들은 없는 것 중에 뭔가가 있을 거라고 믿고 그 뭔가를 해석해낸다”고 말했다.

 

안정됨과 조용함, 그리고 강렬한 자극 사이
오덕주 부사장이 보기엔 재난이 많은 일본의 환경 역시 일본인의 정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대지진, 쓰나미 등 유독 자연재해를 많이 겪는 일본은 자신들에게 닥쳐온 문제 역시 ‘감내해야 할 재난’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문제의 원인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대비책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오덕주 부사장이 말한 일본인들은 부끄러워하고, 안정된 것을 좋아하고, 공존하려 하고, 이기는 것보단 지지 않는 게 중요하여 평균 수준이 높다. 또한 일본의 ‘카와이’ 의 개념이 한국어의 ‘귀엽다’로 번역될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일본은 귀여운 사람뿐만 아니라 멋있는 사람이어도 ‘카와이’한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게 표현한다. 일본과 한국의 상이한 경향성을 짚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안정되고 조용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수입되는 것들로부턴 그들의 일상과 반대인 ‘강렬함’을 추구한다. 한국 콘텐츠들이 일본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다. “작품에서 약간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일본에서 통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본질
이어 오덕주 부사장은 “성공하는 모든 것에선 배울 점들이 있다”며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 누군가는 BTS의 성공 요인이 SNS의 활용이라고 말하지만, 오덕주 부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부차적인 이유이고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본분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오빠나 언니는 나보다는 조금 앞서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뭔가를 깨달아나가고 찾아가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이루지 않나”라며 공감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중요한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기엔 뮤지컬 <코러스 라인>도 본질을 지켜 성공한 작품이다. <코러스 라인>의 제작 비화를 보면, 앙상블 배우들이 아무도 먼저 이야기하려 하지 않자 결국 연출가인 마이클 베넷이 먼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고 한다. 그의 진심과 용기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모아 오디션 형태의 다채로운 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진솔하게 표현된 자기만의 색채 역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본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타이밍
오덕주 부사장이 이어 언급한 것은 영화 <인랑>이 저조한 성격을 거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가 보기에 원작 「인랑」은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잔잔하지만 멋이 있다. 그런 작품에 강동원이라는 센 배우와 <밀정>으로 흥행을 성공시킨 바 있는 김지운 감독이 만났지만 타이밍이 별로 좋지 않았다. 반대로 BTS의 ‘Anpanman’은 타이밍을 기막히게 잡아낸 사례다. ‘난 어벤져스처럼 타고난 능력이나 힘은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호빵맨(Anpanman)처럼 내가 만든 빵을 모두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고 그게 내 전부이자 행복이다. 나는 그래서 빵을 나눠주는 대신 노래를 부른다’라는 노래의 가사도 감동적이지만, 이 곡은 거의 <어벤져스>가 개봉한 직후에 나왔다. 이처럼 시장의 유행과 타이밍도 잘 고려해서 작품을 내놔야 한다.

 

오덕주 부사장이 생각하기에 뮤지컬은 강렬함과 폭발적인 힘을 갖고 있는,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해도 좋은 유일한 장르”다. 일본에서는 <프랑켄슈타인>,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셜록흠즈> 같은 뮤지컬들이 잘 되었다고 한다. 그는 “뮤지컬로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면 직접 일본에 가서 관객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보라”고 조언하는 것으로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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